자연을 세심하게 옮겨내다


스티키 리프의 미덕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이다.
그래서 부담 없이 구입하고 놀이하듯 활용할 수 있다.

나뭇잎과 꽃잎의 모습이 아련하게 담겨 있는 어프리의 스티키 리프, 너무나 사실적인 디자인 때문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실은 몇번이고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점착 메모지다. 얇은 모조지에 자연을 프린트한 이 제품은 '종이'라는 속성을 뛰어넘어 삭막한 주변 풍경을 싱그러운 자연의 모습으로 바꿔놓는다. 어프리의 스티키 리프가 세상에 나온 것은 2008년. 남상우 대표는 식물 가꾸는것, 식물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를 디자인에 담아내게 되었다. 하지만 상상마당 기프트숍을 제외하고 마땅한 국내 판매처를 찾을 수 없었다. 당시만 해도 디자인 문구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터다. 그러다 2009년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 박람회의 젊은 디자이너 섹션에 선정되어 전시를 했는데, 이 제품을 본 관객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와 기자들까지도 즐거워했다. 이때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의 편집숍과 아트숍에서 판매되면서 스티키 리프는 재미있게도 해외에서 먼저 유명해졌다. 스티키 리프의 미덕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이다. 그래서 부담 없이 구입하고 놀이하듯 활용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스티키 리프를 벽에 붙이며 놀고, 학생들은 다이어리 꾸미기용으로 구입하며, 어른들은 벽면 인테리어 데코를 위해 사곤 한다. 스티키 리프의 후속작인 바나나 트레이도 재미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음식을 담아내는 초록 바나나 잎 접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레 색이 바래고 시드는 나뭇잎을 한 달 내내 관찰하며 세심하게 재현해냈다. 자연을 제품에 담으려는 디자이너의 고민이 어떻게 진정성 있는 답을 찾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